몇 년에 한 번 마음이 내키거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때 블로그에 회고를 남기고 있다. 2025년은 개인 작업이든 회사 일이든 AI가 마치 내 조수처럼 함께 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개인 작업에서 변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다.

더 흐릿해진 직무 경계

2024년부터 디지털 작업에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각자 나름의 복잡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쓰는 방식이라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기도 했고 유료 강의에 최적화된 사용 방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2025년 초에 ‘바이브 코딩’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또 한 번 그런 거품일까 생각했지만, 실제로 규모를 만든 회사들이 나오고 개인들도 빠르게 아이디어를 출시해 돈을 버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 분야에 인력과 비용이 빠르게 투입됐고, 결과적으로 진짜 유용한 형태로 진화했다.

2025년 말에는 “기획자인데 개발도 한다”, “개발자인데 디자이너 없이 출시한다”는 말이 민망해질 정도로 AI 개발 도구들이 강력해졌고, 개인 작업뿐 아니라 회사 실무에도 영향을 줄 정도가 됐다.

하나의 코드 저장소와 스펙 중심 개발

올해 초 텍스트 배틀을 시작으로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스펙 중심으로 단일 코드 저장소에서 작업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텍스트 배틀까지만 해도 프론트엔드 코드 저장소와 서버·DB 역할을 하는 Supabase 저장소를 따로 관리했는데,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다르고 개발 환경도 달라서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지금은 하나의 저장소에 여러 개발 환경을 섞어서 사용해도 AI 도구가 잘 구분해 주기 때문에 단점은 거의 없고 장점이 훨씬 커졌다. 실수 없이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동시에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문서화 덕분이다. AI가 참고할 지침 문서, 앱 요구사항 문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AI 도구들도 문서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활용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덕분에 최근 프로젝트들에서 내가 할 일은 주로 요구사항 문서의 초안을 쓰고, 그 문서를 검토하고 다듬어 빈틈없는 문서를 만드는 일이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결과물은 AI가 작성한다.) 복잡한 요구사항도 문서화만 잘 되어 있다면 코드 품질은 이제 걱정할 일이 아니게 되었다.

강력한 AI 도구: Cursor 멀티플 모델, Claude Code, Supabase MCP

다양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2025년 말 기준으로 내가 잘 쓰고 있고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소개한다.

지금은 Cursor와 Claude Code를 같이 사용하는데, 둘의 장점이 명확해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 먼저 Cursor는 여러 가지 LLM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잘 활용해, git worktree로 여러 AI 모델을 병렬로 작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멀티플 모델 기능은 같은 작업을 여러 벌로 돌려서 클릭만으로 비교해볼 수 있어, 특히 UI 작업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잘 쓰고 있다.

Cursor에서도 Claude 모델을 지원하지만, Claude Code는 Claude 모델에 맞춰 가벼운 도구들을 잘 쓰도록 설계되어 있어 복잡한 단일 작업을 시키는 데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목적으로 OpenAI Codex 같은 도구도 많이 사용했지만, Codex는 큰 작업에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 요즘 복잡한 단일 작업은 Claude Code에게 많이 시키고 있다.

Supabase는 개인 프로젝트에 이용하기 편한 DB, Auth, Serverless Function 서비스인데, 최근에는 MCP 서버를 그냥 사용하는 게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력해졌다. DB를 마음대로 수정·삭제할 수 있어 DB 작업을 요청할 때는 정말 조마조마하다. 다만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지침을 엄격하게 관리한다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MCP 서버가 DB와 Function의 로그에도 접근할 수 있어서, AI 도구와 Supabase MCP 조합이면 DB 최적화부터 서버 버그 수정까지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게으른 사람들의 시대

게으른 사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게으름은 적게 움직이고 큰 보상을 얻기 위해 작업 방식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고통스러운 과정 중 많은 부분이 2025년에 사라졌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게을러서, 고통스러운 출시 과정이 싫어서 행동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이제는 진짜로 “주말에 만들어서 출시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도 AI에게 물어보면 필요한 지식을 빠르게 익히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이디어를 바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여기까지 읽은 여러분도 그냥 행동해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