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4일 - 용인

몇 년 동안 미루던 블로그 테마 수정 작업을 마쳤다. 소중한 공간이라고 느낀 만큼 정성 들여 만들었던 테마지만 수많은 자바스크립트와 복잡한 사이트 구조 때문에 점점 불편해졌다. 이 블로그를 build 하는 도구인 jekyll의 버전이 올라감에 따라 블로그에서 사용하던 다양한 플러그인이 문제를 일으켜 간단한 수정도 어렵게 됐다. 살짝만 건드려도 빌드가 꼬여버리는 상태까지 왔고 나는 소셜미디어로 충분하다는 핑계로 블로그 테마를 손보는 건 계속 미뤘다.

그런데 문득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방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년 동안 생각해오던 형태로 수정했다. 새로운 블로그 테마는 테마랄 것도 없이 가벼우면서도 읽기 편한 쪽으로 만들었다. 유행 탈 일도 없고 새로운 버전과 충돌이 일어날 일도 없도록 싹 비웠다. 자바스크립트도 다 날리고 CSS는 수백 줄에서 20줄로 줄였다. 이왕 하는 김에 github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HTTPS도 적용했다. 지금 생각하면 open graph니 disqus니 왜 그렇게 지저분한 것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용건이 있으면 메신저나 전화로 충분하고, 검색엔진 최적화 코드를 잔뜩 넣으면 인터넷 노출이 늘어나기보다 방문자들 로딩 시간만 길어질 뿐인데 말이다.

블로그의 변화는 나의 요즘 마음가짐과도 상관이 있다. 아내는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산다고 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여태까지 돈은 못 벌고 나만 뿌듯한 앱 같은 걸 만드는 일에 여유 시간을 썼다면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가족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github으로 블로그로 옮긴지가 7년이나 되었다니 정말 시간이 빠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