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들은 평소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남기고 있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여기에 정리해서 남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투자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건 2017년 결혼하고 1년쯤 지나서였다. 아내, 고양이들과 함께 살게되면서 우리 가족의 미래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고 고민했다. 그 결과, 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실제 투자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깊게 팔수록 투자가 게임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냥 게임이 아니라 같은 규칙을 가지고 사람과 겨루는 대전 게임 말이다. 나는 사람과 겨루는 대전 격투 게임을 좋아하는데 나와 실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게임에 몰입하면 말로 대화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보다 아득히 잘하는 고수를 만나면 이유도 모른채 패배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손해는 적게 이득은 크게 챙기는 사람이 승리한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시장에서 위험을 느끼면 사람의 뇌는 이성을 무시하고 안전한 방법을 찾으라고 윽박지르고 거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본능의 명령을 거부하기 힘들다.

이 때 내가 이길 방법은 본능을 통제할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현자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런 규칙을 따오려고 노력한다. 1:1로 코칭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들이 남긴 흔적만 자세히 봐도 많은 시간이 절약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현자들의 발끝을 따라가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이런 발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승리가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 뛰어든 순간 내 본능은 끊임없이 옳은 선택을 방해한다. 빠르게 가치가 오르는 자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도 올라타고 싶고 내 규칙에 따라 즉시 팔아야 할 자산도 다시 오를 거란 희망에 놓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내 규칙이 믿을만하다면 마음 약한 내가 다루기보다 감정 없이 규칙을 성실히 따르는 사람에게 맡기면 되지 않을까? 아쉽지만 특별히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많겠지만 나는 기계에게 맡기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자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거래도 내 개입 없이 기계가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감정뿐 아니라 기계는 시간에 대한 관념도 없기 때문에 현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인간보다 훨씬 유리하다. 결정적으로 제대로 된 투자 전략은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프로그래밍 가능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기계에게 투자를 맡긴다는 아이디어는 꼭 해야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기계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지하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현재 가장 많은 가르침을 주는 사람은 아내이고 내가 직간접적으로 아는 모든 분들에게도 많이 배우고 있다. 책이나 나의 경험에서 배우는 지식은 다음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계획이 결실을 맺어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보답할 날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