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2일 - 안양

titanic 3d

긴 말 필요없이 “타이타닉의 더 좋은 버전”이었다.

3D 효과는 거의 3D 카메라로 찍은 느낌이었고 화면도 너무 깨끗했다. (돈벌려고 대충 매직아이 3D 입히는 영화는 반성하라!) 그리고 요즘 영화들이 그러는건지 말하는 배우 쪽에서 자막이 나와서 꽤 편했다.

하지만 어릴때 봤던 타이타닉의 압도적인 등장도 지금보니 별 감흥이 없어서 슬펐고 디카프리오는 너무 말랐으며 두 남녀배우의 발성은 당연히 지금에 비해 떨어진다. 그냥 나쁜놈으로 생각되던 캐릭터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자기 혼자 살겠다고 눈치보고 거짓말하고 얼마나 불쌍한가

제임스 카메론은 재개봉이나 화려함만이 목적이 아닌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좀 더 완벽한 타이타닉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던 것 같다.

2012년 3월 17일 - 안양

tinker tailor soldier spy

직업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실제로 우리와 같은 시대에 스파이들이 살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굉장히 흥미롭다. 게임 문명 시리즈에서도 그렇듯이 분명히 나라에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언제든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을 텐데 목숨을 걸고 그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그냥 먹고살기 위한 것 이상의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통 스파이 영화들이 스파이 본인들의 이야기는 빼먹고(그냥 애국자로 묘사) 위험하고 화려해 보이는 임무수행 과정만 보여주는 것에 비해 이 영화는 스파이 자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스파이의 유형으로 광신도, 애국자, 야심가 같은 유형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실제 인간 유형이 그렇듯이 경계가 모호하다. 이중첩자를 찾는 주인공 게리 올드만은 조용한 성격의 애국자처럼 보이지만 그런 성격만으로는 그런 자리를 꿈도 꿀 수 없을거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는 굉장히 복잡한 인물이고 냉혹한 선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화려한 액션이나 심한 반전이 없는데도 뒤로갈수록 조마조마한 재미가 있었다. 각색과 연출의 힘이 컸다. 영화 다 보고 생각나는 깨알같은 복선과 소품들은 재관람을 부추긴다.

약간 어렵고 불친절한 영화인데 극장 자막에 오역이 많아 말이 많았다. 극장 자막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 디씨 영드갤 링크

2012년 3월 11일 - 안양

mass effect 3

2편도 발매일날 사서 한 것 같은데 3편은 왠지 땡기지 않아서 안사고 있다가 발매 1시간 전에 예약 특전을 우연이 보게 돼서 지르고 말았다. 그러니까 ‘왠지 땡기지 않아서 안살래’ 했던건 단순히 금전적 압박 때문이었다는게 밝혀진 셈이다.

전작이 25시간 정도 분량이었고 지금 9시간째 접어들었으니 절반 정도 진행한 것 같다. 지금까지는 잘 하던건 그대로 유지하고 짜증나는 부분은 없애는 전형적인 성공하는 속편의 형식을 보여주고있다. 엔딩이 실망스럽다고 해외나 우리나라나 말이 많던데 나는 엔딩보다 과정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의 기대에 벗어난 엔딩이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된다. ㅋㅋ

RPG 게임이면 의무적으로 넣어야 할 것 같은 퍼즐이나 미로 같은건 이제 없다. 1편에서는 행성마다 착륙해서 탐사 작업하는게 완전 노가다에 짜증만 났는데 2편에서는 그런게 거의 없어지고 착륙없이 행성 스캐너로 자원만 캐게 하더니 이젠 그런것도 없다. 바로 은하계 지도에서 어느행성에서 어느 미션을 할지 고르면 바로 연출된 장면과 전투가 시작된다. (너무 좋아!) 언뜻 들으면 파이널판타지13 처럼 일직선 RPG같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다르다. 스퀘어 에닉스는 내가 보기엔 귀찮아서 그런 것 같고 매스이펙트의 그런 편리함 뒤에는 치밀하고 방대한 계획이 있으시다.

그런 면에서 매스이펙트를 하다보면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진 대사들을 작업하는지 계속 궁금했다. 예를들어 1편에서 연인관계였던 동료를 2편에서는 도움을 주고받는 파트너로 만나고 그 세이브 데이터가 계속 연동되어 3편에서 다시 동료가 되면 그 관계에 맞는 대사가 계속 나오게 된다. 그래서 스토리 하나를 쭉 따라가더라도 수많은 선택이 있고 이야기가 계속 바뀌게 된다. 지금 이 동료에게 추파를 던져야 할까, 내가 알고 있는 비밀을 동료들에게 지금 공개할까 지금 하는 일을 끝내고 공개할까 별별 선택이 다 있고 대부분 앞 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기 힘들다. 선택지가 나오면 몇분씩 고민하다가 미드 한편보고 그런다.

요즘따라 더 그러는 것 같은데 뭔가 진짜 재밌다고 느껴지면 자꾸 미루는 경향이 있다. 미드도 너무 재밌으면 아껴보고 게임도 재밌으면 살짝 살짝 진행한다. 그렇게 해서 남는 시간에는 공부를 하거나 덜 재밌는 것들을 하고 있는데 이게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고 미뤄둔게 자꾸 쌓이니까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 결국 미뤄둔 재미가 압박감이 되어 싫어지는 단점도 있다.

지금 하지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는게 많다. 게임과 SF 장르를 좋아한다? 근데 왜 매스이펙트를 안하고 있음? 정말로! (취향무시)

  1. 위 스크린샷은 오늘 내 마지막 플레이 장면임
  2. 2편에서 죽을 수 있는 동료가 3편에서 비중이 큰 역할로 나오던데 그런 캐릭터가 죽었을때 어떤 스토리로 진행되는지도 궁금하다.

2012년 3월 4일 - 안양

내가 블로그를 신경 안쓰는 것 처럼 보여도 마음 속에선 항상 버려진 블로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블로그를 안하게 된 이유는 첫째로 트위터탓! 둘째로 작성한 글 관리의 애매함, 셋째로 긴 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트위터는 내가 블로그에 자주 쓰던 정보 전달 형식의 글을 굉장히 쉽고 간단하게 발행할 수 있게 해줬다. 발행 속도 뿐만 아니라 확산 속도도 블로그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정보 수집과 전달은 블로그에 쓰고나면 나중에 부끄럽다. 그런 글은 빨리 써서 발행했기 때문에 내용이 부실하고 문장도 어색하고 정보의 내용도 나중에 다시 볼 이유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색도 잘 안되고 내가 쓴 글을 나중에 다시보기도 힘든 트위터의 휘발성은 그냥 기술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지만 짧은 잡담과 빠른 정보들을 다루기에 마음이 편하다.

글 관리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인데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면 블로그가 완전히 내 것이 아닌 기분이 들어서 싫고, 좀 마음에 드는 서비스는 백업하기가 귀찮았다. 결국 웹호스팅 서비스에 워드프레스를 올려서 한참 사용했지만 역시 블로그와 플러그인의 업데이트와 글 백업이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아 블로그를 다시 살리려면 한번 죽여야겠구나!’ 그때부터 조금씩 새 블로그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블로그의 조건은 이랬다.

  1. 어느 환경에서도 한번에 글 작성이 가능해야한다. (티스토리 정기점검 OUT!)
  2. 수동으로 백업을 하지 않아도 로컬에 자동으로 백업이 된다.
  3. 블로그 레이아웃을 완전히 내가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 OUT!)
  4. 언제 어떤 내용을 추가하고 바꿨는지 글에 대한 버전 관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한 것이 google app engine에 직접 만든 블로그 엔진을 올리고 거기에 글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제작에 착수까지 했으나 표준화 된 도구(텍스트 포맷팅, 블로그 구조 생성)가 없고 내가 마음대로 블로그 테마를 만들 수는 있지만 백업이나 글 작성의 자유로움, 버전관리 등은 보통의 블로그 플랫폼과 다를바가 없었다.

app engine 블로그를 포기하고 어떤 방법이 있을까 찾던 중에 버전 관리 == git 이라는 생각이 떠올라 SCM-based blog engines으로 검색해보니 과연 여러 방법이 이미 있었다. (git: 프로그램 소스를 버전별로 엉키지 않게 관리해주는 시스템) 역시 git을 이용한 소셜코딩 사이트 github에서도 git으로 블로깅하는 방법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github이 제공하는 블로그 기능은 기대한 것 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1. 내 컴퓨터에서 sungchi.github.com 이라는 디렉토리를 생성해서 github.com에 올리면 10분 후에 sungchi.github.com 이라는 페이지를 생성해준다.
  2. 그때부터 github 저장소에 올리는 html 파일은 그대로 그 페이지에서 보여지게 된다.
  3. github에선 웹사이트 생성기 Jekyll을 제공하여 글과 블로그 스킨과 레이아웃을 분리해준다. (한번 세팅하면 글만 작성하면 됨)

이 방법은 새로운 블로그의 조건을 죄다 만족한다. 로컬 컴퓨터에서 마크업 언어를 이용해 글을 작성하고 Jekyll 서버를 돌려서 올릴 글을 미리 확인 해 볼 수 있고, 소스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글 작성 한번으로 글의 버전 관리와 백업도 함께 된다. 게다가 이렇게 여러가지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글만 작성하면 나머지 태그, 글주소, 블로그 스킨, RSS 생성 등은 다 알아서 처리해준다.

github pages 기능을 사용하면서 github 사람들의 센스에 다시한번 감탄했다.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걸 현실화 시켜서 사람들의 삶을 좀 더 낫게 만들어주는 github 팀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