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2일 - 안양

Diablo 3 beta

디아블로 3 베타(북미 서버)를 가지고 주말동안 가지고 놀았다. 플레이 구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긴 이른 것 같지만 5월 15일 정식발매 되면 얘기 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시간날때 해두기로 했다.

짧긴 해도 디아블로 3가 2010년대 게임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점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디아블로 3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실제 최근에도 몇명 만났다)에겐 꼭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음향 효과, 비주얼, 레벨 디자인이 하루이틀 고민한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 좋은 영향을 많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해봤지만 혁신적인 변화가 없어서 실망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말은 마치 영화 아바타의 3D 효과가 밋밋해서 별 감흥이 없었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사용자 경험이 너무 자연스러우면 그 느낌을 실망감으로 착각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런점에서 사용자 상대로 만드는 소프트웨어 관련자들도 다 해봐야한다. 역시 게임을 즐기는 것 만으로 무의식중에 좋은 사용자 경험을 배울 수 있다. 튜토리얼과 결합된 레벨 디자인, 절묘한 시점에 열리는 스킬과 룬 조합등은 사용자에게 즐거운 방법으로 게임 시스템을 학습 시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재미면에서는 클래스별로 타격감과 끊김없는 플레이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디아블로 2 레벨 13(디아블로 3 베타 레벨) 때는 원하지 않는 스킬들을 찍어놓고 어느 클래스나 기본 무기 공격으로 지루하게 몬스터를 잡던 것에 비해 3편은 다양한 스킬을 구간에 따라 바꿔가며 사용하게된다. 이것이 사용자 스스로 터득하는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의 방향이라는 점이 디아블로 3의 혁신이다.

아이템 중심인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슷한 경매장 시스템과 난이도별 수많은 아이템 세트들은 생각만해도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예전보다 편하게 즐기되 다양해진 아이템/난이도 구성으로 게임의 수명은 길어진 것이다.

그래도 아직 공개된 부분이 작기 때문에 과연 2000년대 초반에 강하게 어필했던 게임 스타일이 지금도 먹힐 것인가 하는 걱정이 조금 있지만 게임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6년 이상 만든 작품이니 취향을 타더라도 좋은 작품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결국 내 취향에만 맞으면 되지 뭐! ㅋㅋ